이야기 했듯이 ‘학생S’는 더 이상 자화상을 그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의 그 다음 그림에 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 그림은 학생 S가 어릴 적 무서워서 가지 못 했던 곳을 여러 장 그린 후에 다른 주제로 찾아 그린 그림이다.
학생S는 카메라를 들고 우연히 찾은 재개발 지역을 찍었다.
이곳은 ‘빈집’이다. 그런데 왜 다 부서져 있을까?
도시의 재개발 지역은 원주민이 이사를 하는 즉시 작업반들에 의해 모두 부서진다.
첫 번째 그림에는 바닥들이 다 뒤집혀져 있다.
부랑자들이 몰래 들어와 잠을 자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창틀은 다 뜯겨져 나갔고, 왼쪽 방에는 TV를 연결 했을 법한 케이블이 ‘니빠’로 끊어졌다.
아마 안방이었겠지. 그러고 보면 왠지 왼쪽 방이 오른쪽 방보다 조금 더 넓게 느껴진다.
창밖에는 비탈진 산의 한 부분이 보인다.
저 창 너머로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들어 올 것 같다.
이 그림이 좋았던 이유는 이토록 을씨년스럽고, ‘폐가’스러운 풍경이 애잔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니 학생S가 애잔하게 그렸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림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