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던져주는 이야기
연습량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습관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무언가를 눈으로 관찰하고 그리는 것이 지겨워질 때, 그림 그리기 자체가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머릿속의 이미지는 완벽한데 손은 말을 듣지 않고,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날은 지금 그리던 그림을 치우고, 친구들과 A4지 위에 목록을 작성해 봅시다.
지난주 일요일에 함께 본 영화,
어제 학원에서 읽은 책,
갑자기 생각난 누군가의 이름.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단어로 또는 짧은 문장으로 리스트를 작성해 봅시다.
이제 그 리스트를 가지고 각자의 종이위에 생각나는 무언가를 드로잉 해봅시다.
2. 받아서 길 찾기
어떤 단어를 보면 기억들이 영화필름처럼 줄지어 떠올라서 그릴게 많았어요.
반면에 또 어떤 때는 목록의 낱말과 관련 없는 보이는 이미지가 갑자기 생각나서 주춤거리게 됐어요.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아서 그냥 지나친 것도 있고요.
3. 미술로 말하기
서로의 그림을 보며 “저건 이 단어를 보고 그린 걸 거야” 하며 수수께끼를 풀 듯 보기도 하고, “아! 너는 저때 저런 걸 봤구나!”하며 묘하게 연결되는 이미지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함께함은 각자 다른 경험을 나눠 갖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함께 했었다’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가 알아채지 못할 만큼 교묘하게 변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단지 “말”이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