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T’의 일상과 패러디
여기 보여 지는 학생 ‘T’의 패러디는 앞서 말한 패러디, 풍자와는 조금 다른 부분에 위치한다.
패러디는 있으나 풍자가 없이 단순한 유머를 보여주는데,
그 사리진 풍자의 자리에 일상이 들어왔다.
학생 ‘T’의 어머니께서는 학생 ‘T’가 먹지도 않을 음식을 깨작거리다 버려지는 것이 매우 싫으신가 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많이 반복되었으리라. 나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든다. "니기 아부지 주게."
어머니는 본인이 힘들게 만드셨거나 귀한 음식을 남편이 아닌 아들 먼저 챙기셨을 것이다.
그런데 속도 모르고 아들 녀석은 음식만 ‘후지른다.’
어머니는 차라리 아부지 잡숫게 곱게 놔두길 바라신다. 아부지라면 잘 드실테니까.
원본의 러시아 여배우는 어머니로 대체되고,
그녀의 외침은 어머니의 잔소리로 바뀌었다.
어머니의 잔소리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흔해서, 오히려 신선하다 .
앞서 말한 패러디의 풍자, 풍자의 유머의 순서보다 여기서는 역순으로 유머가 먼저 다가온다.
이 유머는 과장되었지만 어쩌면 상당히 차분하게 우리에게 말한다.
다 못 먹겠으면 내비둬라고. 니기 아부지주게.